- 평점
- 6.0 (2022.06.08 개봉)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 최희진
영화에는 마지막신에서 인신매매로 분류되는 질나쁜 범죄를 자행하는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 그리고 그 여자의 아이가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잔혹하거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않는 범죄자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우성이를 구매하러 나와서는, 아기의 외모를 비하하며 사례끔을 네고하려는 부부에게 거친 욕들을 쏟아내는 아이유 옆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우성이의 귀를 살포시 덮어주는 상현.
우성이가 고아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 입양될 시기를 놓치거나, 연이은 파양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구매자들을 누구보다 철저히 검증하는 동수.
분유 먹이기 스케줄에서도 자연스럽게 제외되고, 따뜻하게 우성이를 한번 안아주지도 않지만, 사람들이 없는 트럭에서 우성이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엄마 소영.
하지만 이들은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우성이에게 주고있다.
가장으로써의 역할을 처참하게 실패하고, 남편으로든 아버지로든 외면받은 송강호. 데리러 오겠다는 어머니의 쪽지와 함께 고아원 정문 입구에 버려졌던 강동원.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사랑
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지은까지. 30이 넘은 연인을 갓태어난 아기처럼 소중히 보듬고, 꼬옥 안으며 볼에 입술을 부비는 내 모습을 볼때면 흠칫 놀랄 때가 있다. 이것은 내 과거의 연인 중 한명이 나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난 이후로 모든 감정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배운다. 희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여주는 부모님, 질투나 복수가 무엇인지 알게된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사랑.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머릿수 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첫 연애를 회상해보면 책이나 영화 혹은 주위 사람들에게 들었던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참고하며 나는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을 행동으로 전했던것 같다. 첫 연인이 나에게 해주었던 좋은 것들,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했던 말과 행동들을 고스란이 다음 연애의 대상에게 해주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지독한 선임 밑에서 군대생활을 하며 고초를 겪은 후임이, 시간이 지나 선임이 되면 그 악습을 되풀이한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무작위적인 갈굼을 당해본 사람이라 할지라도, 선임의 역할이나 후임과의 관계를 악덕선임에게 배우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관계를 정의하고 풀어나가는 방식들을 겪어 나가며, 사랑받는 자에서 사랑을 주는 자로, 괴롭힘을 당하던 자에서 가해를 하는 자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누군가에게 전한다는 것은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이다. 당연하지 않지만 특정한 형태의 사랑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을 퍼뜨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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